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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ffffff-6 2024. 11. 22. 19:18

 
어제 갔다온 팔공산 종주 후기를 조금 풀어보자면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총 18km 걸었고 시간은 9시간 20분 정도 소요됨 (휴식시간 제외)
7시 40분에 시작했는데 끝나고 나니 18시 30분이었다 .. 그냥 온종일 산에 있었다고 해도 무방 
원래는 한티재에서 출발하려 했는데 교통이 영 답이 안 나와서 파계사로 바꾸게 됐슴
5시 30분에 일어나서 버스타고 파계사까지 이동 .. 이동하는 중간에 세팍 경기 봄 
추위를 빨리 떨쳐내기 위해 초반에는 나름 부지런히 걸었음 출발점 고도가 낮아서 당연히 초반에 조금 힘들거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 예상대로였다
그나저나 나는 왜 이리 길을 잘 못 찾는 걸까 몇번이고 길을 잃었는데 그럴때마다 뒤에서 아빠씨가 똑바로 인도해줌 그리고 하나 웃긴 점 숨차는 와중에도 그저께 깡미님 특강 들으러 갔다온 거 후기 열심히 .. 푸느라고 정신없었음 제법 신나서 막 이야기하다가 에너지 비축을 위해 입 다물었음
아글고 초반에 낙엽밟으면서 갈때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 아무래도 돌이 많다보니까 이게 푹신푹신해서 바닥에 어떤게 있는지 파악이 잘 안되니까 조금긴장하면서 감  파계봉까지는 별 무리없이 갔던거 같음 ..
그러고 마당재만 외치면서 계속 걸어갔는데 마당재는 어디있는지 모르겠고 그냥 톱날바위만 잔뜩 기다린 사람 되어버림 ..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톱날바위 능선 쪽이 출입통제가 되어있어서 옆으로 우회함 .. 분명히 며칠전까지만 해도 그걸 다시 가야한다는 생각에 엄청 두려워 했는데 조금 마음의 짐을 덜어서 다행이다 싶었음
그렇다고 우회길이 만만한건 또 아니었음 .. 팔공산 자체가 정말 생각보다 쉽지 않은 산같아 돌이 많아서 기쁜데 그만큼 너무 힘들어 .. 아무튼 그냥 수도없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수많은돌들을 지나감
자 첫번째 고비가 어디서 왔냐면 서봉에서 비로봉으로 갈때 왔음 .. 톱날 지나서 어느정도 가서 조금 휴식하긴 했는데 그후로는 걍 계속하염없이 걸어서 서봉 지나자마자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음 .. 걍 어쩔수없어서 어느정도는 깡으로 올라감 그러고나서 바로 동봉으로 이동 .. 동봉에서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오바됨 .. 매우절망적 최소 13시까지는 도착했어야 여유로운데 .. 도착하고 시간확인하니 14시라서 거의 30분정도만 쉬고 바로 다음코스로 이어감
종주는 확실히 많이 쉬면 쉴수록 더 빨리 지치는 거 같기도해 .. 그냥 속도 안 나도 계속 걸어나가는게 더 나은거같음 아무튼 그다음 염불봉을 향해서 감 아맞다 동봉까지가 반틈이라서 더 마음이 조급했던게 있었음 .. 내가 온게 9km인데 앞으로 9km가 더 남았다? 근데 그 9km에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된다? 내가 과연 17시까지 관봉에 도착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한 3km정도는 웬만한길은 거의 뛰듯이 감 그렇게 안하면 시간을 못 맞추니까 .. 그러다 두번째 고비가 어디서 왔냐면 삿갓봉임 .. 진짜 그렇게 힘들수가 없음 물론 힘든만큼 뿌듯하고 재밌다는걸 알지만 정말로 허벅지가 불타는 느낌이었달까 허벅지가 살려달라고 소리지르는 느낌이었달까 ..
그러고 나서 노적봉 지나고 관봉까지 1km정도 남았을때 그냥 아무길바닥에 앉아서 휴식취함 .. 장소를 가릴정신도 없고 바람만 막아주면돼서 .. 그리고 관봉을 향하는 마지막오르막길계단에서 다시 또 고비가 찾아왔지만 어찌저찌 잘 이겨내고 .. 기어코드디어 관봉에도착함 관봉을 오기까지의 긴여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고 ... 근데 그때부터 엔돌핀?도파민?이 싹 돌면서 추워죽겠는데도 불구하고 잔뜩 신나있었음 그와중에 아빠씨는 108배를 하대요? ???????  ?????? 근데 그럴줄알았음 .. 관봉까지 어떻게왔는데 그냥 갈수는 없었겠죠 아무래도 ?? 그래서 108배하는 아빠씨기다리면서 하염없이 멍하니 풍경을 바라봄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거 같음 .. 산속에 계속 머물고 있고 싶다란 생각이 너무 간절하게 들었음 그 하염없이 펼쳐지는 고요를 너무 닮고 싶었음.. 
아무튼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죠 ? 이미 다 어두워졌지만 가로등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하산완료햇슴 .. 근데 웃기게도 에너지가 남아도는 저는 .. 거의 다 내려왔을때 너무 신나서 언제그랬냐는듯이 빠르게 산에서 벗어남 .. 거의 펄쩍펄쩍 뛰면서 내려감 
그러고 아주운좋게 거의바로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20시였나 .. 그랬던거 같음 
 
뒤늦게 돌아보면서 하나 느낀게 뭐냐면 나는 항상 늘 푸릇푸릇한 초록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제법 겨울산이 다 되어버린 산도 그냥 마냥 좋더라 .. 그 적막이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하염없이 그 산을 닮고 싶었음 .. 대체 이 마음은 뭐냐 

종주하고난후 부작용 .. 근육통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냥 하루빨리 다시 산에 가고싶어졌어 ........ 또종주하고싶어졌어 ....... 온종일산에서뒹굴고싶어졌다구 .... 
산을향한사랑이 두배로 커져버림 .... 이게뭐고